물발자국
물방울은 겸손하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뒷배경에 스스로를 맞춘다. 빨간 장미
위에서는 빨갛게, 검은 석탄 위에서는 검정색을 그대로 드러내 보인다. 보기
싫다고 지우거나 자신의 색으로 덮지 않는다. 자신보다 배경을 돋보이게 한다.
- 허숙영, 수필 ‘물발자국’ 중에서
작가의 말처럼, 낮은 곳이지만 높은 자리를 탐하지 않고 아래로 향하기에 표정도
밝다는 물방울. 그야말로 투명 그 자체인 물방울입니다.
어쩔 수 없는 욕심에 나서고, 잘났다고 목청을 세우는가 봅니다. 우리는. 그래도
물방울의 본성을 조금만 배운다면 우리의 관계도 좀 더 화목해지고 맑아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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