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어록들 중

국민이 대통령입니다.
대통령을 욕하는 것은, 민주 사회에서 주권을 가진 시민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대통령을 욕함으로써 주권자가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다면, 저는 기쁜 마음으로 들을 수 있습니다.

노무현스러운 말과 행동

노무현스럽다는 말이 있다.
그건 무조건 우기거나 영 생뚱받은 이야기만 하는 사람을 가르킨다.
그건 시중에 유포된 사례이니 악의없다.
사실 노무현스러운 구석은 촌티나고 솔직담백하고 서민적인 풍모가 돋보이는 것을 말한다.
그기에 영 엉뚱한 이야기를 함부로 할때 쓰는 표현이고 보면 세상여론은 비합리적인 것 같아도 매우 과학적이고 객관적이다.
민주평통자문회의라는 공개석상에서 의장인 대통령이 한 연설치고는 파격적이다 못해 포복졸도할 지경이다.
노무현 대통령은 21일 민주평통 상임위원 350명을 앉혀놓고 장장(長長) 70여분간 온갖 말을 쏟아냈다.
신(神) 내린 듯, 온몸을 떨다가, 양손을 호주머니에 찔러넣고 버티다 때론 주먹을 불끈 쥐었고, 간혹은 연단을 후려치기도 했다.
쏟아진 대통령 말을 글에 담아보니 200자 원고지 102장 분량이었다(강천석칼럼).
온갖 제스쳐에 직설적 비유를 써서 강조한 연설문을 곰곰히 살펴보면 참으로 많은 메시지를 담았다 싶다.
또한 그의 달변은 누가 봐도 인정해야 된다.
친여지방조직의 대표격인 민주평통자문위원도 알고보면 거의가 물갈이 된 상태라서 그런지 여러차례 박수가 나왔다고 한다.
인물의 물갈이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면 그랬겠는가라는 생각도 해본다.
그러나 제한된 공간에서 대통령이라는 엄청난 지위를 이용한 권위앞에 뿜어나온 그정도 달변의 연설이라면 누구나 박수를 쳤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건 단순한 비밀집회의 연설이 아니라 전국민이 보고 듣고 기록되는 장면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대통령의 연설보도를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내가 만난 지인의 대부분은 참으로 안타깝고 그게 대통령이 할 말인가라는 의견이었다.
또한 너무 무식하다는 이야기나 경박하다는 평도 더러 있었다.
실제 노무현의 대화를 보면 무식하다고만 말하긴 좀 그렇다.
그도 김대중 전대통령처럼 엄청 박식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들의 말에는 대개 체계나 일관성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이러한 언술의 평가가 일반에게는 직설적으로 무식하다는 소리를 듣게 되는 배경이니 노무현 대통령이나 김대중 대통령이나 한편에선 억울한 면이 있다.
역대대통령 중에서 무식하다는 소리를 안들은 대통령은 아마도 이승만과 윤보선, 박정희, 노태우, 김대중 전태총령이었으리라 짐작된다.
이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집권초기부터 임기가 끝난뒤에 까지 그들의 반대세력은 무식하다는 혹평을 했다.
그러나 이들의 무식하다는 비판과 노무현의 평가는 무언가 정도나 차원이 다른 것 같다.
노무현대통령에게 무식하다는 평은 대개 경박스럽거나 대통령답지 못한 상스러운 시정의 목소리나 정제되지 않은 용어를 쓴 어투에서 그 원인을 찾는다.
미국에 백을 쓴다거나 짜고 치는 고스톱이라는 말 등은 아주 일상적인 비어이거나 속어는 아니다.
백이야 이미 외래어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고 고스톱은 일상화된 우리의 놀이문화 중에 하나다.
그런데 무엇이 이렇게 국민들을 분노케 하는가? 물론 노사모나 진골 노무현추종자는 환호를 지른다고 보도되고 있지만, 대부분의 일반 국민들은 "갸가 와그라노?" "대통령이 제 정신인가?" 이런 의문과 질타를 해댄다.
우린 정말 언어사용과 담론의 일반법칙에서까지 아노미(anomie) 상태에 빠진 듯한 느낌이다.
물론 조중동이 보여주는 비판적 사시적 대통령 보도태도도 마음에 안들기는 할 것이다.
그러나 비판언론에 해댄 노대통령측의 압박과 멸시에 비한다면 비교적 신사다웠다는 것이 언론에 대한 평가일 수 있다.
그 중에 조선일보의 주필이 보여준 지적은 매우 함축적인 노무현 연설에 대한 일반평가를 잘 드러내고 있기에 여기에 옮긴다.
양(量)만 놀라운 게 아니다.
낱말 하나하나가 뿜어내는 독기(毒氣)가 더 놀라웠다. 대통령은 70분 내내 국민을 내리치고, 원로들을 비웃고, 군(軍)을 조롱하고, 대한민국 역사를 짓이기고, 자기가 임명했던 총리를 실패한 총리로 깔아뭉개고, 동맹국에 돌팔매를 던지고, 신문을 가지고 놀았다.
국민과 국가원로와 국군과 대한민국과 동맹국과 신문이 차례차례 ‘잘난 대통령’의 밥이 되었다(앞의 글).
"이 난장판에서 멀쩡하게 살아남은 사람은 대통령한테 ‘상식이 있다’고 평가받은 김정일 북한 군사위원장밖에 없었다." 아니 노무현의 대통령직을 스스로까지 내동댕이 친 이날 발언은 강위원의 지적처럼 정말 인간 노무현 다웠다.
[ 실제 우리 국민들의 누구도 “미국 바짓가랑이에 매달려 그 엉덩이 뒤에 숨어서 형님 백만 믿겠다”고 한 적은 없다. “미국이 한국에서 ‘나 나가요’ 했다고 해서 까무러친 적도 없고 미군 2사단이 빠지면 다 죽는다고 사시나무 떨듯 와들와들 떨었던 적”도 없다. ........세계 어느 나라 대통령이 자기 국민을 이렇게 짓이기겠는가.]
[도대체 세계가 이런 대한민국과 이런 대통령을 어떻게 보겠는가. 국민이 낯을 들 수가 없다. 대통령은 국민들이 자신을 “흔들어라, 흔들어라, 난데없이 굴러온 놈…”으로 취급한다고 했다. 국민은 입 밖에도 낸 적이 없는 말이다. 대통령 혼자 생각이 그런 걸 갖고 또다시 국민에게 덮어씌우려 하고 있다. 대통령은 이날 ‘저는 제정신’이라고 했다. ‘제정신’일 때 이렇다면 제정신이 아닐 때는 또 어떻다는 말인가. 겁나고 두렵다. 대통령의 남은 임기 428일 동안 이 나라를 그런 ‘대통령의 제정신’에 맡겨둘 수가 없다. 그랬다간 필경 나라가 동강이 나고 말 것이다 ]
나도 고건 총리기용에는 의아심(?)을 가졌지만, 그렇다고 탄핵정국을 무사히 넘기게 한 그의 은인을 이렇게 매도해도 되는가? 대통령의 말에서 나오는 품격이나 저속스러운 비유보다는 내용이 더 큰 문제다.
젊쟎은 고건측도 발끈했다.
그건 스스로 무능하다는 증거라고 항의하니 청와대는 고건을 능력이 어떻다고 한 적은 없다고 해명을 해댄다.

고건총리기용이 인사실패였다고 해놓고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김근태와 정동영도 링컨의 포용정책에 빗대어 자신의 행위는 옳고 상대는 잘못되었다고 한다.

이들에 대해 직접적이진 않았지만 모두 역량이 부족하거나 제 역할을 못했다고 하는 말을 했다.
파문이 커지자 노 대통령은 스스로 ‘인사실패’ 발언에 대한 고건 측의 비판은 “사실을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고 나를 공격하니 참으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했다고 한다.
'뭐 싼놈이 뭐 낀놈 나무란다'는 말처럼 이렇게 노무현은 늘 좌충우돌이다.
말은 형식도 중요하지만 내용은 더 중요하다. 그의 긴 연설에는 고건도 팽이요, 정동영, 김근태 모두 아니다라는 마침표를 찍은 것인줄 모두가 아는데 정작 그 말을 한 사람은 그게 아니라고 한다.

참으로 기가 막힌다.
노태통령의 말은 내용도 문제지만 형식과 표현방식이 더 문제인데 이번 연설은 내용까지도 진짜 엉망진창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과연 인내의 한계는 어디까지 일까? 노대통령은 아예 직접적인 말씀을 삼가하는 것이 더 많은 말을 하는 것이 아닌지도 고민해봐야 한다.
" 가장 훌륭한 웅변은 침묵이다."라고 한 프로타 고라스의 격언을 되새기고 싶은 나날이다.

'동서남북'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재명의 거짓말  (0) 2023.03.25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