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동(立冬) 달

 

어젯밤 댓돌 위에

오래 달빛이 환했어요

 

인월(寅月)은 멀고

진월(辰月)은 멀고 먼데

 

저물 밤 방으로 드실 때

고무신코 돌려놓으시던

 

북망길 다퉈 가신

우리 할매 흰고무신

 

- 홍경나, 시 ‘입동(立冬) 달’

 

 

어제가 입동이었습니다.

겨울로 들어서는 길목이라고 합니다만,

아직은 볕과 단풍이 좋은 늦가을입니다.

조금은 애틋하고 쓸쓸하지만, 익은 뒤의 넉넉함과

헛헛함이라 여겨도 괜찮겠습니다.

시절이 가기 전 눈으로 마음으로 아름다움을 가득 담아두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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