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이 상관없다. 왜냐하면 포퓰리스트들에게 정치적 올바름은 잘 먹히는 전투 언어이자 도발 언어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올바름에 대한 음모론적 환상은 정치적 올바름의 지배를 조장하는 강력한 힘이 있다는 암시를 준다.
이 지배라는 유령은 사회를 금지와 소수자의 권리로 노예화한다.
이런 음모론을 통해 적의 구성이 가능해진다.
이제 적들의 이 과감한 행위에 맞서야 한다.
이것은 '좌파에 의한 표현의 독재'라는 자립적인 환상에 대한 방어다.
이 개념은 우파 포퓰리즘이 공적 담론의 공간을 지속적으로 바꾸고 훼손하는 것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우파 포퓰리즘은 공적 담론의 공간을 증오, 히스테리, 편집증에서 나오는 감정의 소용돌이를 위한 공간으로 개방했다.
여기에서 개방이라는 단어는 약한 단어다.
실제로는 빗장을 풀어 버렸다는 데 가깝다.
담론의 공간은 무절제해졌고, 이를 통해 손상되었다. 공적 담론의 영역은 매우 연약하기 때문에, 담론 공간은 물론 그 안에서 나온 발언들을 통해 만들어진다.
우익 포퓰리즘은 말할 수 있는 경계를 밀어젖혔을 뿐만 아니라, 제어받지 않는 공격성에도 문을 열어 주었다.
공격성에는 무대를, 감정의 공간을 제공했다.
증오는 인터넷 게시글이라는 새로운 전장에서 흘러나온다.
분노는 오래전에 익명이라는 보호를 떠나 숨김없이 완전한 실명으로 햇살 아래 나왔다.
틈새를 벗어나 점점 더 원을 넓히고 있다.
정치적 올바름 개념의 재기호화라는 거대한 수술을 통해 가능해진 일이다.
우선 올바른 관계에 대한 규칙이 도덕의 독재로 거부될 때, 공적 공간은 문명화 기능을 잃어버린다.
모두에게 공통으로 적용되는 가치와 태도가 '좌파의 도덕 테러'로 칭해질 때 르상티망resentment은
공적 영역에 등장할 수 있게 된다.
그때 비합리적 증오가 시작된다.
이렇게 사람들은 자신의 르상티망을 거침없이 누릴 수 있다.
올바르지 못한 증오를 부끄러움 없이 공적 공간에서 표현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그릇된 행동이 오히려 '정당화'된다.
편견과 증오의 인터넷 게시물들이 더 이상 옳지 않은 일이 아니라 '정당한' 일이 된다.
이 행동들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기 때문에, 이른바 표현 독재에 대항하는 정치적 저항으로서 '정당화'된다.
이렇게 금기 깨기가 격렬한 정치 저항이 된다. 정치적 올바름이 유약한 공적 공간의 방어물이자 강화재로 설치해 둔 빨간 선을 넘어서는 일이 해방을 위한 공격이라는 환상이 된다.
증오를 발산하는 게시글은 반항으로 이해되고, 우파 작가들은 커다란 환호 속 자신들의 과대 성장을 영웅적 행위로 연출하고, 성공한 우파 포퓰리즘 정치인은 반란자와 박해자의 모습으로 치장한다.
금기시 된 것을 발언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로 인해 영웅이라는 부가 가치도 얻을 수 있게 된다.
정치적 올바름으로부터 억압을 느끼는 사람은 고삐 풀린 박해받는 위치와 영웅의 위상을 동시에 경험하게 된다.
이것은 스스로를 피해자로 재현함으로써 얻게 되는, 그리고 부가 가치를 생성하기 위한 포스트영웅주의 시대의 영웅주의다.
pp.261~264.
'문학_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서요약] 권력과 책임.........베른하르트 (0) | 2023.01.30 |
---|---|
도서요약 - 《벨 에포크, 아름다운 시대 1871-1900》 메리 매클로프 (0) | 2023.01.30 |
도서요약 - 《채근담菜根譚》 홍자성 (0) | 2023.01.25 |
도서요약 - 《정적》 배철현 (0) | 2023.01.20 |
도서요약 - 《나 자신을 알라》 스티븐 M. 플레밍 (0) | 2023.01.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