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퀴나물 꽃

 

갈퀴나물 : 
콩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넝쿨식물로 전국의 들에서 자라며 햇볕이 잘 드는 곳의
경사지 비옥한 곳에서 자란다. 6~8월에 보랏빛 꽃이 핀다.

 

갈퀴나물 꽃

 

겨울 천변에서

떠나는 새들을 배웅하고

돌아서다가

갈퀴나물 넝쿨에 걸려

하마터면

넘어질 뻔하였다

새들 날아간 자리 흔적 없듯

또 한 해가 속절 없이 저무는데

갈퀴나물 마른 넝쿨이

지난 여름 꽃의 기억을 일깨운다

나의 삼백 예순 날 속에도

무수한 꽃들이 들어 있다

생각하면

 

글.사진 - 백승훈 시인

 

 

 

둥그런 세상

 

하늘에서 전송된 눈

말은 진실을 이야기하고

툰드라에서 날아온 언어들로

작은 방 틈새, 나무마다

희디흰 기호들로 채색된다

 

참새들의 소리에

사각사각

첫눈은 내려

아이들은 아우성으로 마당에 발자국을 찍는다

 

나는

어둠의 뒤편에서

새벽을 인화하며

소리가 삭제된 메일함을 쓸어 담는다

 

- 이용주, 시 ‘둥그런 세상’

 

 

희디흰 기호들로 채색된 12월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걸어온 올해를 되돌아보면, 거기

사각사각 첫눈 밟던 소리 같은 기쁨들이 있을까요.

비록 후회를 남긴 일들이었어도

둥그런 세상처럼 둥그런 마음으로 다시 새날을 기대해봅니다.

 

 

 

 

기회를 만드는 것

 

기회는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다.

- 크리스 그로서

 

무엇이 기회였는지,

그때가 언제였는지 정확히 짚어지지 않습니다.

분명 내게도 좋은 기회가 왔었는데 그걸 인지하지 못했거나

놓친 경우도 있을 겁니다.

 

그러므로 기회는, 기다리거나 안간힘 쓰기보다는

최선을 다함으로써 잡을 수 있었던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두뇌 회전이 빠르지도 않고, 느낌도 빠르지 않은

보통인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자세.

그것이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믿고 싶습니다.

 

 

 

세기의 명마 씨비스킷

2003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씨비스킷(Seabiscuit)'의 줄거리입니다.

중년의 백만장자가 경마에 관심을 갖게 되며 조련사를 통해 말과 기수를 알아봐 달라고 부탁합니다.

이 부탁으로 조련사는 경마장을 찾았고 그때 한 말과 기수를 발견합니다.

 

그곳엔 우수한 혈통을 이어받은 말들로 가득했습니다.

그런데 비정한 마주들의 손을 옮겨 다니면서 죽도록 맞고 자란 기억에 미친 말처럼 날뛰어서 어느 사람도 관심을 두지 않는

'씨비스킷'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다른 쪽에선 여러 사람을 상대로 혼자 싸우고 있는 젊은 기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복싱을 시작했지만 경기 중 불의의 사고로 한쪽 눈을 다치며 실명했습니다.

세상에 더 잃을 것 없던 그는 싸움꾼처럼 반항하고 있었습니다.

 

조련사는 씨비스킷과 젊은 기수를 백만장자에게 소개했고 이렇게 네 사람은 한 팀이 되었습니다.

 

비슷한 듯 닮은 씨비스킷과 기수는 서로의 상처를 통해 깊이 교감했습니다.

그리고 노련한 조련사의 훈련이 더해져 씨비스킷은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기 시작했습니다.

 

계속된 우승으로 서부 최고의 말로 인정받았고 동부 최고의 말과의 대결을 펼치게 됩니다.

 

이 대회를 앞두고 훈련 중에 기수가 낙마하면서 다리를 크게 다쳐 입원하게 됐지만 씨비스킷은 이 대회에서도 우승합니다.

 

그러나 이후 씨비스킷은 경주 도중 발목 근육이 파열되어 더 이상 뛸 수 없게 되었고 고민 끝에 백만장자는 씨비스킷과 깊은 교감을 했던 젊은 기수에게 보내줍니다.

 

이 둘은 극적인 상봉을 하고 재기를 꿈꾸며 재활과 훈련을 다시 시작합니다.

그런데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믿었던 일들이 서서히 믿기 힘든 현실로 일어났습니다.

 

걷기만 하던 씨비스킷이 느린 걸음이지만 경보 수준으로 걷기 시작하고, 이어서 겅중겅중 걷더니

마침내 잡풀이 무성한 언덕을 달리기 시작했습니다.

노력 끝에 재기에 성공해 씨비스킷과 기수는 보란 듯이 경주에 참여해 질주합니다.

씨비스킷은 그 시대 절망과 좌절에 빠진 사람들에게 하나의 희망이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속의 대사는 힘든 시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한 번의 상처가 있다고 인생을 포기해선 안 됩니다."

 

# 오늘의 명언

희망은 어둠 속에서 시작된다.

일어나 옳은 일을 하려 할 때, 고집스러운 희망이 시작된다.

새벽은 올 것이다. 기다리고 보고 일하라.

포기하지 말라.

– 앤 라모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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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리스트

 

다시 듣고 싶은 노래는 철새처럼 날아간다

여섯 줄의 슬픈 고백 주말드라마 주인공처럼

 

화려한 날들은 아픈 손가락들의 연애편지

지울 수 없는 하숙집 그림자들의 외줄타기

 

- <사색의향기 문화나눔 밴드> 이현우 님 글

 

 

* 행복한 나눔이 있습니다.

https://band.us/band/58470572

 

 

 

 

 

거목의 상처

어느 마을에 몇백 년은 되었을 거목이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나무를 보면서 항상 자랑스럽게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나무는 참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수십 차례 산불의 위험도 있었고, 벼락을 맞는 고초도 겪었습니다.

 

그러나 나무는 그 많은 위험 속에서도 긴 시간을 꿋꿋이 견디어 냈습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그 굳건한 나무가 앞으로도 더 오랜 시간 동안 당당히 서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갑작스럽게 말라죽었습니다.

당황한 사람들이 알아낸 원인은 작은 딱정벌레였습니다.

 

나무속 줄기를 갉아먹는 딱정벌레들 때문에 결국 나무 속살에 상처가 생기게 되었습니다.

이 거목에 비한다면 흔적조차 보이지 않던 작은 상처들이 조금씩 모이면서 회복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 돌이킬 수 없는 치명적인 상처가 된 것입니다.

사소한 것들도 하찮게 넘기지 말아야 합니다.

그 일이 훗날 당신에게 매우 크고 소중한 것을 부술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 오늘의 명언

건물 주인이 깨진 유리창을 그대로 방치하면 이 건물이 무법천지로 변한다.

곧 깨진 유리창처럼 사소한 것들은 사실은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한다.

– 마이클 레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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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눈 오는 12월

낙엽과 함께 떠나버린

빈자리에 하얀눈이 쌓여가고

상처 자국처럼 남은

흔적들이

차갑게 식어가고 있는 계절

 

함께 했던 기억이

가시처럼 찔린 상처가

낙엽을 쓸고 오는 눈바람에

아픔만 더 깊어가네

 

아름답던 긴 계절의 사연들이

눈바람에 흩어지는 12월

반복되는 기다림은

다시 돌아올 봄을 위해

바보처럼 시간을 접고 있네

 

- 박동수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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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합한 장소

연못 속에서 커다란 물고기가 헤엄칠 때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요?

'와~ 아름답다. 멋있다.'

 

그러나 그 물고기가 침대 위에 있다면 우리는 더럽다고 말합니다.

 

아름답던 물고기가 혐오스러워지는 것은 그 물고기의 본질이 다르게 변했기 때문이 아니라 적합하지 않은 장소에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논밭에서는 꼭 필요한 흙이 집안에서는 깨끗하게 닦아내야 하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그래서 'Dirty is out of the place'.

'더러움이란 자기 자리를 떠나는 것이다'라는 뜻으로 모든 것은 제자리에 있을 때 아름답다는 의미를 가집니다.

우리에게는 저마다 주어진 자리가 있습니다.

학교에서나, 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각자에게 맞는 자리를 지킬 때 아름다운 본질을 지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각자의 자리를 지키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어느 자리든 피나는 노력이 동반되어야 자신에게 어울리는 자리, 아름다운 빛을 발할 수 있는 자리가 된다는 것입니다.

 

 

# 오늘의 명언

자신의 가치는 다른 어떤 누군가가 아닌, 바로 자신이 정하는 것이다.

– 엘리노어 루스벨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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