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당신도 이런 부류의 사람? 

오늘도 직장을 향해 오전 7시 정각에 집을 나선다.
같은 시간에, 같은 
길을 따라, 같은 지하철을 타고 같은 역에 내린 다음, 매번 같은 출구를 통해 빠져나간다.
그리고 퇴근길에는 출근길을 정확히 거슬러 간다.

 

이런 관성적 행동을 취하는 것은 당신 스스로 편안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반복 행위는 시간 엄수는 물론 외부 위험으로부터도 안전하다. 

그러나 관점을 조금만 바꿔 평소보다 약간 빠르거나 늦게 출발해보자.

평소와는 다른 길로, 다른 교통기관을 이용하여 다른 정류장과 출구를 이용한다면 당신은 지금과는 완전히 새로운 자극에 노출될 것이다.

 

창의력의 소유자는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 것일까?
굳이 난해하고 
까다로운 강호(江湖) 고수들의 의견을 빌릴 필요도 없다.
기존의 
습관이나 관념(고정관념)을 단숨에 깨뜨리는 유연한 사고와 혁신적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 자신의 의지대로 뇌를 잘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창의력의 소유자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관성적인 사고와 행동을 폐기하려는 노력이 중요하지만, 환경적인 뒷받침도 더없이 중요하다.

 

중국 붕속의 문장가인 구양수(歐陽脩)가 이르기를 훌륭한 시(詩)를 떠올리는 데는 '3상(三上)'이 최고라고 했다. 3상은 이걸 가리킨다.

 

- 마상(馬鞍): 말 위

- 침상(枕上): 침실

- 측상(厠上): 화장실

 

말 위는 지금의 시내버스나 지하철처럼, 적절한 흔들림이 존재해 끊임없이 뇌를 자극할 것이고, 침실은 하루 중 가장 조용한 곳이어서 심상에 도움이 되며, 화장실은 해우소(解憂所)라 불리는 만큼 갖은 근심과 번뇌가 사라지는 곳이어서, 새로운 발상을 촉진하게끔 도와준다.

 

또한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앱스타인(Robert Epstein)과 줄리안 제인스(Julian Jaynes)는 이런 말을 했다.

 

"3B에 있을 때 좋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우수한 과학 및 수학적 발견은 3B 가운데서 이루어졌다."

 

여기서 3B는 바로 이것이다.

 

- 버스(Bus)

- 침실(Bed)

- 욕실(Bath)

 

이 가운데 욕실(Bath)은 단순히 욕조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물을 
접할 수 있는 다양한 장소를 의미한다.
이를테면 해수욕, 물놀이, 샤워, 
뱃놀이, 파도타기, 해변 산보, 빗속 사색 등을 들 수 있다.

 

이쯤 되면 눈치챘을 법하다. 결국 3상이나 3B는 모두 같은 얘기다.

탁월한 창의력을 이끌어내기 적합한 장소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흡사하다.
이는 인류의 두뇌가 시대나 지역에 크게 얽매이지 않는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pp.30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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