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재 - 독학의 권유 |
누군가 우스갯소리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다이어트와 영어 공부는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맞는 말이다.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는지 알고 있지만, 이를 실행하려고 들면 많은 것을 포기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섣불리 시작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포기할 것인가? 당장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해서 멀쩡한 직장을 그만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잠을 줄일 것인가? 피로가 누적돼서 결국은 공부와 일, 그 어떤 쪽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좀처럼 공부할 시간을 내기는 쉽지가 않고, 공부하기로 마음먹었던 사실조차 점점 물거품처럼 사라지게 된다. 공부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는 핑계가 바로 여기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 하고 싶은 사람은 방법을 찾아내고 하기 싫은 사람은 구실을 찾아낸다'는 말이 있다. 우리의 몸이 마차라면 마음은 이를 끄는 말(馬)이다. 말이 움직이지 않는데 어떻게 마차가 굴러가겠는가. 말이 아프다, 피곤하다, 배가 고프다는 변명을 찾는 시간에 말을 설득하고 달래며 앞으로 전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방법과 구실! 무엇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180도 달라진다. 다소 도덕 교과서 같은 이야기지만 이는 결국 성공과 실패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좌절과 패배로 얼룩진 과거를 반복하고 싶은가? 그렇다면 변명과 구실을 찾아라. 하지만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새로운 나를 꿈꾼다면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만 가진다면 시간은 얼마든지 만들어낼 수 있다. 현대인들 중에 바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당신만 시간이 없는 것은 아니라는 거다. 시간적 여유가 충분해서 공부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일단 공부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지금보다 현명하게 시간을 쪼개 쓸 필요는 있다. 우선 하루 동안 자신이 시간을 어떻게 쓰고 있는지 파악해보자. 일단 직장생활에 하루 기본 8시간 이상을 쓰고, 삼시 세끼 밥 먹는 데 3시간은 쓴다. 그리고 최소 7시간은 자야 한다. 화장실도 가고 씻고 청소 등 자질구레한 일을 처리하는데 2시간은 걸린다. 그리고 나면 겨우 4시간밖에 남지 않는다. 이나마도 친구를 만난다든지 데이트를 하면 금세 흘러가 버린다. 이렇게 이론적으로 따진다면, 쓸 수 있는 시간은 없다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저 시간들 속에서도 분명 죽은 시간이 있다. 죽은 시간이란 멍하니 보내거나 허투루 쓰고 있다고 판단되는 시간들이다. 지하철이나 버스 안에서 보내야 하는 통근시간, 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시는 시간, 업무 중 잠깐 휴식을 취하는 시간 등이 있다. 이 시간을 제대로 활용해도 충분히 공부할 수 있다. 실제로 주변에서 '시간이 없다'라는 말을 버릇처럼 내뱉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아무리 많은 시간을 주어도 결코 제시간에 일을 마무리하지 못한다. 이는 시간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발에 꼭 맞게 길들어 있는 구두는 발이 편한 법이다. 하지만 새 구두가 불편하다고 평생 헌 신발만 신고 다닐 수는 없다. 습관도 마찬가지다. 당장 몸과 마음이 편하다고 이를 고집한다면 결코 달라진 자신을 만날 수 없을 것이다. 오늘부터 당장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공부하는 습관을 들이자. 정 따로 시간을 내기 어렵다면 다른 일과 병행해 보자. 청소를 하는 동안 몸은 움직이고 있지만 귀는 놀고 있으니 영어 테이프를 틀어 놓으면 되고, 밥 먹는 동안, TV를 보는 대신 어제 공부한 내용을 상기시켜 보면 된다.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는 개개인의 공부방법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잘 실천하는지 여부이다. 짧은 시간이라고 해서 무시할 것이 아니라 그 시간에 할 수 있는 일들을 해본다면 반드시 커다란 성과로 돌아올 것이다. 《독학의 권유 p.31~36》 축구 종주국인 잉글랜드 대표 팀의 주장인 프리킥의 마술사 데이비드 베컴. 세계 4대 미드필더로 꼽히는 그는 넓은 시야와 정확한 패싱 능력을 지닌 몇 안 되는 축구선수이다. 그러나 화려한 베컴의 외모와 플레이 이면에는 지독한 연습이 자리 잡고 있다. 그가 유소년 클럽에서 맹활약할 당시, 축구클럽 경영자 돈 월트셔가 그에게 리프팅을 시켰을 때, 단 5회도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정확히 2개월 뒤 베컴은 월트셔 앞에서 2천 회가 넘는 리프팅을 선보였다. 지독하게 연습에 매달린 결과였다. 훗날 월트셔는 그때를 회상하며 "8살 어린 아이게에 무서움을 느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얼마 전 신문에 유명인 성대모사로 인기몰이 중인 개그맨의 인터뷰 기사가 실린 적이 있다. 그는 자신의 성대모사 비결을 꾸준한 연습과 반복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모사하고 싶은 사람의 목소리를 많이 듣는 게 중요해요. 전 mp3 플레이어에 녹음해놓고 그 사람 목소리를 하루 종일 들어요. 대사 하나만 200번 넘게 들은 적도 있어요."라며 반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처럼 어떤 생소한 것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고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꾸준한 연습, 그 이상 그 이하의 방법도 없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학원을 다니는 것도 노력 아니냐'고 묻곤 한다. 그러나 학원을 다니면 반드시 배운 것에 대해서 정리하는 자신만의 공부시간을 가져야 한다. 학원에서 수업 한 번 듣고 그걸로 공부를 끝냈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건 남의 것을 빌려온 것밖에는 되지 않는다. 공부는 자신을 위해 하는 것인데, 충분한 연구를 통해 자신만의 궁금증을 갖지 않는다면 선생님이 생각하고 이해한 방식 그대로 따라하는 것에 그치고 만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영국의 수상 윈스턴 처칠은 사실 순탄한 인생을 살지 않았다. 그는 평범하지 않은 가정환경에서 태어났으며, 낭비벽, 못생긴 외모, 우울증, 잔병치레와 병마, 잇따른 낙선 등 인생 자체가 실패의 연속이었다. 수많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영국 수상이 된 것은 그의 나이 66세 때였고, 2차 세계대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는 수많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간 사람이었다. 그런 처칠이 1941년 모교에서 했던 연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절대로, 절대로, 절대로! 아무리 큰일이거나 아무리 작은 일이라도, 아무리 중요하거나 아무리 하찮은 일이라도, 명예와 현명한 판단에서 아니라면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상대의 힘에 눌려 포기하기 마라. 상대가 아무리 압도적으로 우세한 힘을 가졌더라도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우리들 중 누구도 공부를 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는 사람은 없다.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사람들도 다들 시간을 쪼개 공부한다. 다만 공부하는 사람들과 공부하지 않는 사람들의 차이는 의지력에 있다. 내가 하고자 한 목표를 향해 늦더라도 꾸준히 움직이려는 단단한 결심, 그리고 누가 뭐래도 소신 있게 밀고 나갈 실행력만 있다면 어떤 상황에서든, 어떤 사람이든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다. 내가 장담할 수 있다.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승자는 초반에 빠르게 달려나간 토끼가 아니라 목표를 잊지 않고 느리지만 꾸준하게 결승점을 향해 걸었던 거북이였다는 점을 절대 잊지 말자. 《독학의 권유 p.200~2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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