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기술로는 인구 100명 정도를 유지할 수 있는 해저 건축물을 지을 수는 있다.
몰디브와 홍해 등지의 해저 레스토랑이나 피지섬 해저의 '포세이돈 해저 리조트', 두바이의 '수중 테마파크' 등은 비록 용도는 다르지만 해저 공간을 이용하려는 초보적인 시도라 할 수 있다.
또 바다 위에 떠 있는 부유 주택(Amphibious Floating House"도 개발 중이다.
이런 수준을 넘어 해저 도시가 가능할까?
많은 연구팀이 유사한 실험을 시행한 괄겨 이제 해저 도시의 개념들이 개발되고 있다.
자이어(The Gyre, 해저에서 떠다니는 21만 2,000제곱미터의 초대형 빌딩으로 네 개의 날개를 갖고 있으며 400미터 해저까지 내려갈 수 있다) 같은 개념이 그런 예다.
그중에서도 현재까지 실행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여겨지는 것은 일본의 시미즈건설(淸水建設)이 내놓은 심해 미래 도시 구상 '오션 스파이럴(Ocean Spiral)'이다.
수면에서부터 바다 속 3,000~4,000미터 깊이까지 나선 모양의 건축물로 이어진 이 도시는 5,000명의 인구가 거주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외부에 전력 및 식량을 보낼 수 있다.
이 도시가 지속 가능한 것은 에너지와 자원을 소비하는 도시가 아니라 에너지와 식량을 생산하고 외부로 공급할 수 있는 도시이기 때문이다.
오션 스파이럴은 해저 도시의 특성상 태양 에너지보다는 해양 온도차 발전을 이용해 전력을 만들어낸다.
해양 온도차 발전이란 해면과 심해의 온도 차를 이용해 전력을 만들어내는 것으로 이미 실용화된
기술이다.
또한 해저의 메탄 생성균을 이용해 지상의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전환함으로써 연료를 생산할 수 있다.
인간이 먹는 식수는 역삼투막식 담수화 처리를 통해 만들어낸다.
심해 1,500미터의 위치에서 채취한 수온 2~3도의 해수로는 회유어에 대한 양식 어업을 함으로써 식량을 공급할 수 있다.
사람들이 거주하는 해저 도시의 중심 지역은 수면 위로 윗부분이 약간 노출된 지름 500미터의 원형 구조물인 '블루가든'이다.
블루가든 안에 건설되는 75층 높이의 중앙 타워에는 400개의 객실을 갖춘 호텔과 1,150호의 거주 시설 및 연구 시설, 컴벤션 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블루가든 바로 밑에는 직경 200미터의 구체인 '슈펴 밸러스트 볼'이 수직 방향으로 나열된다.
이 시설물은 내부의 모래 및 공기 비율을 바꾸어 부력을 조정함으로써 태풍이 올 때는 블루가든 전체를 수면 밑으로 가라앉힐 수 있다.
'슈퍼 밸러스트 볼'의 바깥으로는 직경 600미터의 원호를 그리는 나선 모양을 한 '인프라 스파이럴'이 해저면까지 이어진다.
사람 및 물건, 정보 등이 운송 기구 역할을 할 전장 1만 5,000미터의 인프라 스파이럴 내부에는 해양 온도차 발전 시설 및 해수 담수화 설비, 양식장용 심층수 취득 설비, 심해 모니터링 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인파라 스파이럴의 끝 부분과 연결돼 해저 바닥면에 건설되는 '어스 팩토리 (Earth Factory)'는 메탄 제조 공장 및 희토류 같은 희귀 금속을 개발하는 시설로 설계되어 있다.
개발이 필요한 시공 기술 중 하나는 바로 3D 프린터로, 시미즈건설은 해수면 위에 거대한 3D 프린터를 준비한 다음 그곳에서 밑으로 조금씩 구조물을 제조하면서 메워나가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문제는 엄청난 비용이다. 시미즈건설은 2030년까지 기술이 개발될 경우, 이 해저 도시를 건설하는 데 5년의 기간 및 약 3조 엔(한화 약 28조 3,000억 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산적해 있다.
pp.879~881.